로고입니다

발해 유적지서 全身유골 첫 발굴



전투중 사망한 30代 추정

[조선일보 유석재 기자]
1200년 전 발해(渤海) 왕국 장군의 전신(全身) 유골이 거의 완벽한 상태로 발굴됐다.


지난달 24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 극동국립기술대와 공동으로 러시아 연해주 ‘체르냐치노 5’ 발해고분유적을 발굴 조사한 정석배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유적학과 교수는 이곳 71호 고분에서 이 유골을 발굴했다고 26일 밝혔다.



발해인임이 확실한 인류의 유골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장 165㎝의 이 유골은 엉덩이와 정강이 부분에서 화살촉과 창 끝부분이 꽂힌 채로 발굴돼 전쟁에서 사망했음을 알 수 있으며, 나이는 30대로 추정된다. 정 교수는 “유골 중 두개골은 형질인류학적 분석이 가능하다”며 “발해인의 족속 문제를 밝힐 수 있는 전례없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골은 올 가을 국내로 반입해 치아에 대한 DNA조사 등을 거칠 예정이다.



인골이 나온 무덤은 530×430㎝ 크기의 장방형 석실분으로 연도가 있는 횡혈식이며, 무덤 주변에선 홍옥 구슬과 은귀걸이, 창검, 철제 갑옷 조각, 말 이빨 등이 함께 출토돼 원래는 화려한 부장품이 묻혀진 장군의 무덤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 교수는 “창검과 갑옷 조각이 발해 고분에서 나온 것은 처음”이라며 “발해 무인들이 철제 갑옷을 입고 세련된 모양의 창과 짧은 검, 대도(大刀)로 무장을 한 기병이었음을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