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287
김삼웅 독립기념관장의 역사 조작, 혹은 무지?
"광무황제의 왕비 민황후를 일제는 민비로 비칭했다. 1895년 일본공사 미우라가 일본군대와 정치낭인들을 앞세워 황궁을 습격하고 황후를 시해하는 을미사변의 만행을 저질렀다.
대한제국 정부는 1897년 명성황후로 추책하고 국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일제가 한국의 황후를 시해한 만행이 세계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서 '민비'라고 비칭한 것을 우리가 그대로 호칭한다. 명성황후라고 불러야 한다."
그럴 듯한 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일반인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거짓말이다.
민비(閔妃)란 민씨 성을 가진 왕비라는 뜻이니, 여기에 비칭(卑稱)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는 주장은 도대체 근거가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윗글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고종의 정비인 민씨가 명성황후(明成皇后)가 된 것은 일인들에게 비명횡사한 지 2년이나 지난 뒤이다. 따라서 "1895년 일본공사 미우라가 일본군대와 정치낭인들을 앞세워 ㆍㆍㆍ황후를 시해"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미우라가 시해한 이는 왕비 민씨, 혹은 민비(閔妃)이지, 명성황후가 아니다.
같은 맥락에서 다음과 같은 주장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씨(氏) 라는 호칭은 일반인들 사이에서 별달리 큰 존칭의 의미가 없이 마을 아저씨나 아주머니 사이에서 가벼운 존칭의 뜻으로 불린다. 김씨, 박씨 하는 식으로 사용하는 말이기 때문에 왕조에 '이씨조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비하의 의미가 있다."
그래서 명성황후를 민씨(閔氏)로 불러서는 아니된다는 것이다.
먼저 "씨(氏)라는 호칭은 일반인들 사이에서 별달리 큰 존칭의 의미가 없"다는 주장 자체가 이미 성립 불가능이다. 이런 주장이 버젓이 판치는 까닭은 말할 것도 없이 요즘 한국사회에서 통용되는 씨(氏)에 바탕을 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을 따른다면 요즘 한국사회는 '후레자식'들로 판치는 사회가 된다.
선조를 제사할 때 쓰는 지방에 '현비유인 ○○○氏'라고 하고 있으니 말이다.
조선시대 왕비를 가리켜 성(姓)을 뽑아 '○씨'라고 부르는 일은 일일이 그런 사례를 거론하기가 벅찰 정도로 부지기수에 달한다. 민씨(閔氏)나 민비(閔妃)가 비칭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조선왕조를 개국한 태조 이성계는 정도전 등의 헌책에 따라 서울 사방에 4개의 큰 문을 세웠다. 도성을 출입할 때는 반드시 이 성문을 통과해야 했던 만큼 이 문들에 중요한 의미가 따랐다. 동서남북 사방의 각 대문 이름을 흥인지문(興仁之門), 돈의문(敦義門), 숭례문(崇禮門), 홍지문(弘知門)이라 하였다. 유교사상의 핵심인 인ㆍ의ㆍ예ㆍ지의 숭고한 의미를 명칭을 통해 부여했다.
여기에 유교의 오상(五常)인 인ㆍ의ㆍ예ㆍ지ㆍ신의 격식을 갖추고자 종로에 보신각(普信閣)을 별도로 지었다. 그런데 일제가 이러한 조선의 전통적이고 역사적인 의미가 깃든 4대문을 방향에 따라 동대문, 서대문, 남대문 식으로 호칭하면서, 우리도 그냥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이 또한 마른 하늘 날벼락 같은 주장이다.
동대문ㆍ남대문ㆍ서대문이 일제에 의한 호칭이라니?
조선왕조실록 중 태조실록 5년(1396) 9월 24일조 기록이다. 이 때 직전에 조선은 한양을 도읍으로 정하고 이곳에다 도성을 쌓았음을 상기하자.
"또 (서울 도성) 각 문의 담장과 누합을 쌓으니 정북쪽 문은 숙정문이라 하고, 동북문은 홍화문이라 하니 속칭 동소문이다. 정동쪽 문은 흥인문이라 하니 속칭 동대문이다. 동남문은 광희문이라 하니 속칭 수구문이며, 정남은 숭례문이라 하니 속칭 남대문이다.(이하 생략)"
남대문, 동대문, 서대문과 같은 호칭이 더욱 널리 사용된 까닭은 말할 것도 없이 흥인지문(興仁之門)이니 돈의문(敦義門)이니 숭례문(崇禮門)이니 홍지문(弘知門)과 같은 이름에 비해 그 의미가 훨씬 확연하기 때문이었다.
흥인지문(興仁之門) 돈의문(敦義門) 숭례문(崇禮門)과 같은 명칭은 말할 것도 없이 중국에 대한 사대(事大)를 염두에 둔 말이니, 정말로 그런 역사가 부끄럽거들랑 외려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흥인지문(興仁之門) 등의 부류이다.
우리를 더욱 황당하게 만드는 대목은 이처럼 근거가 전혀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들을 담은 원고가 국가기관 주최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라는 사실이며, 더구나 그 발표자가 국록(國祿)을 먹는 대한민국 독립기념관장이라는 점이다.
29-30일 독립기념관(관장 김삼웅)에서 광복60년을 맞아 '독립운동사 용어,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 발표문 '일제 침략과 통치용어 실태'라는 논고를 통해 김삼웅 관장이 이런 발표를 한다.
민비(閔妃) 민씨(閔氏) 등이 일제가 한민족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용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런 주장을 한다면 이야말로 역사조작이지만, 혹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상태라면 지금이라도 차분히 공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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